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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꿈 집단상담 후기
In 다리꿈
S.W. Baek
2022년 8월 02일
22. 08. 02 감성 재구성 집단상담 - 생명나무 그리기(화난 목) 뿌리: 그려야 할까 말아야 할까를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이었다. 외관상 숨겨져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나무의 생명에 있어서 가장 근원적인, 핵심인 부분이기도 하니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머리가 조이는 느낌이 들어서 일단은 비워두고 기둥부터 시작하였다. 나머지를 다 그리고 다시 뿌리를 그리려고 하니 다시금 머리가 아파왔다. 또한 손이 마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에 자연스럽게 내 기준에서 어둡고 미묘한 느낌을 주는 보라색 색연필을 꺼내게 되었고, 다른 부분들에 비해서 거칠게 표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복잡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니 머리가 다시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뿌리를 다 그렸을 때 손에 땀이 차는 듯 하였고, 다시 힘이 들어갔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둥: 가장 몸의 긴장이 풀린 상태로 그릴 수 있었고, 특히 어깨와 목, 손의 힘을 푼 상태로 그려나갔다.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갈색 색연필을 선택하였으나, 최근 주된 감정이었던 분노가 떠올라 주황색, 빨간색 등의 색연필로 그 위를 덮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주황색, 빨간색 색연필로 색칠을 할 때 어깨 위에 바위가 있는 듯 무거운 느낌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가슴 쪽 바람이 부는 것처럼 시원한 느낌 또한 받았다. 잎: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잎을 그릴 때 다리가 저절로 꼬이는 듯 했고, 힘이 들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해서 그런지 시간이 지날수록 큰 느낌없이 반복하듯 색칠을 이어나갔고, 얼굴 위로 열이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열매: 분노와 열정을 합해서 그렸는데, 이것도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리면서 점점 다리가 꼬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누가 뒷목을 잡고 있는 것처럼 조이면서 무거웠다. 떨어지는 열매를 그릴 때 오히려 목이나 다리에 힘이 풀리고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매우 더운 곳에서 땀을 흘리다가 시원한 바람이 뒷목과 귀를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22. 08. 06. 집단상담 참여 후기 생명나무를 그리는 활동 때만 해도 제일 많이 들었던 생각은 너무 많이 드러내지 말자였던 것 같고, 나의 최근 핵심 감정과 상관없이 나무를 그릴 때(특히 색칠할 때) 많이 느껴졌던 감정은 수줍음? 부끄러움이었다. 그리고 생명나무 그리기 후기를 작성할 때 그나마 솔직하게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6일에 오기 전까지 내가 과연 집단에서 내 생각이나 감정을 잘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많이 되었다.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으면서도 만약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침묵을 선택하자는 생각을 하며 왔던 것 같다. 그러나 짝꿍(무기력한 몸)과 함께 서로의 생명나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제일 처음 들었던 감정은 편안함이었고, 무엇을 이야기하든 안전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내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든 ‘틀린’ 감정은 없고 있는 그대로 느끼고 표현하면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최근에 가지고 있었던 억울한 감정이나 화 등이 스스로 인식? 느껴질 때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죄책감이 들었는데 짝꿍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한 번도 죄책감을 가지지 못했던 것 같다. 또한 최근 이런 감정들 때문에 나의 문제만 보였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등 타인의 입장, 시선에 대해서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짝꿍에 대해 궁금한 점들이 생길 때마다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해서 궁금한 마음이 든다는 것 자체가, 그리고 누군가를 응원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 나에게 또다른 활력을 준다는 사실 또한 깨달았다. 전체 집단에서 나눌 때에도 서로의 의견이 다를 때 나는 늘 먼저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빨리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했었는데 다른 집단원들의 표현을 들으면서 표현해도 되는구나를 느꼈다. 그리고 나의 최근 주된 감정들 중 억울함이 이렇게 갈등 상황에서 늘 나의 잘못으로 생각하고 넘기니 그것이 쌓여서 생긴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앞으로 어떠한 갈등 상황이나 불편한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그냥 상황을 넘기기 위해 내 마음과 상관없이 나의 잘못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생각과 다짐을 할 수 있게 해주신, 그리고 안전함을 선물로 주신 짝꿍이었던 무기력한 몸을 포함한 모든 집단원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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